작가 김현경
김현경 작가의 전시《About Time》은 삶의 기억들과 감정들이 시간이라는 가공의 과정을 거쳐 정화되는 내면적 탐구에서 시작되었다. “항상 생각해 왔다. 작가는 지나온 시간, 현재의 시간, 앞으로의 시간을 모두 담아낼 수 있다고. 축소되거나 확장하기도 하는, 때로는 멈춰 버릴 수 있는 시간” 작가 노트에서 그가 담담히 풀어내는 시간에 대한 독백이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이자 내용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의 내용뿐 아니라 형식적 측면에서도 작가의 실험정신이 빛을 발한다. 원형의 한지와 같은 변형된 프레임과 그림을 그린 뒤 부분적으로 한지를 불태우는 버닝(burning) 작업들을 모두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작가의 버닝작업은 영속성을 지닌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필요 없는 감정’, ‘잊고 싶은 기억’을 태워 없앤다는 일종의 퍼포먼스로, 한국화의 전통적 형식에 견주어 볼 때 매우 파격적인 시도이다. 또한 화면의 규모는 더욱 커졌고 작품설치의 변주도 진화하였다. 더욱 확장된 화면에서 먹에 대한 깊이감은 극대화되었다. 작품설치에서도, 작품들은 때로는 수평으로 때로는 사선으로 분절되어 설치됨으로써 변주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렇듯 작가는 전통화의 주제와 방식, 재료를 독자적인 해석과 조형 의지를 통해 현대회화로 창조해낸다. 이렇듯 전통에 바탕을 두면서 현대라는 시공을 표출하는 작가의 작업 여정은 김현경이 그려나가는 ‘오래된 미래’이다.